고사성어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있다. 맹자의 어머니 급씨(伋氏)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곳을 이사했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야기이며. 학자 유향(劉向)이 지은 열녀전(列女傳)에 등장한다.
맹자가 어릴 적 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장례 흉내 내는 것을 보고 이사를 결정하였다. 시장 근처로 이사했으나 장사꾼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을 보고 또 이사하였다. 마지막에 서당 근처로 이사를 했으며, 거기에서는 맹자가 정중하게 인사하거나 책을 읽는 등 예법(禮法) 놀이를 했다. 이 모습을 본 맹자의 어머니는 "바로 이곳이구나!" 하고는 그곳에서 맹자를 가르치며 살았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적용하자면, 농사 지어서는 아이들 교육 시키기가 어려워 서울로 올라왔다. 돈이 없어 묘지 근처에 싼 땅을 사서 살았으나, 아이들이 장례 지내는 흉을 하여,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였다. 이사 간 것이 시장 근처. 물건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본 어머니는 아예 강남 8학군, 과천시 같은 곳 학군이 좋은 곳으로 입성하여 지극정성 과외를 시켜 서울대나 의대에 가서 판사나 의사가 되었더라 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모 컬럼에 미국의 이사 시기에 관한 내용을 읽은 적 있다. 미국은 3번을 이사한다고 한다. 1) 성인이 되어 부모님과 떨어질 때는 직장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한다. 2)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잔디가 깔린 고급주택으로 이사하여 주말에 친구를 초대하여 근사한 와인 파티를 벌이면서 산다.
3) 나이 들어 몸이 불편하면 그 집을 팔고 너싱홈이나 노인아파트, 노인촌락 (retirement community)으로 이사하고 자금이 부족하면 정부의 보조를 받는 저렴한 요양시설로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인 거주 이전 형태이다.
미국의 노인주택에는 대략 네 종류의 주택이있다. 독립생활주택(Independent Living), 서비스 병설 주택(Congregate Housing), 케어주택(Nursing Home)과 비슷한 형식의 컨티뉴잉 케어리타이어먼트 커뮤니티(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있다. 이것과는 별도로 종합적인 고령자 주택단지인 노인촌락(Mature Adult Community)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형식의 주거시설을 우리나라로 구분해보면, 독립생활주택은 노인복지주택에 해당하며, 서비스 병설주택은 양로시설, 케어주택은 애매하지만 요양시설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고령자주택단지는 우리나라의 고창웰파크시티, 로하스타운 등 복합 노인복지시설에 해당된다.
필자가 서론을 길게 이야기 한 이유는 다음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요즘 어르신 들의 화두인 에이징인 플레이스 (Aging in Place, 약자로 AIP라 하겠다)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노후에 자신이 익숙한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 특히 어르신은 내가 살던 곳에서 급한 환경 변화 없이 익숙한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맹모삼천지교를 되살리지 않터라도 현재의 어르신은 후손들이 잘 먹고 잘살기 위하여, 교육을 통한 자녀의 신분 상승을 꿈꾸며 살아온 세대이다. 정작 본인은 어느새 노인이 되었고, 도움이 필요하거나 있는 자금을 나누어 쓰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이제는 이만큼 신분 상승을 하고 교육 혜택을 받은 젊은이 들은 이러한 시니어의 노고에 고마워해야 한다.
이들을 위하여 고급스러운 주택이 아닌 노후에 살만한 것이 보장된 주택으로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한다면 은퇴 후 이사를 한다면 실버타운 같은 노인전용 주거시설에 입주하여 퇴거하지 않고 살던 곳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어야 한다.
혹자는 AIP의 의미를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생각하며, 태어나서 부터 죽을 때 까지 살던 곳에서 변함없이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노인복지주택으로 이전은 진정한 AIP의 의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필자도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일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 노인 주거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조항이 많아서이다. 이 내용을 조목조목 생각해 보자.
AI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후에 어느 곳에 정착을 하면 그곳에서 보람된 생활을 하다가 죽을 때 까지 그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사례를 보면 노후에 실버타운에 들어가서 살다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면 퇴소를 하여 거주지를 이전하여야 한다. 중간단계가 없으므로 병 또는 치매로 요양등급을 받게되면 요양원이나 주야간 보호센타로 이전하신다. 사망에 이를 정도이면 응급병원, 종합병원 등을 전전하시다 운이 좋으면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하여 통증완화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관 주도의 복지정책을 시행함으로 법 태두리 안에서 사업을 하여야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노인주거복지의 근간이 되는 노인복지법을 살펴보고 왜 우리나라에는 AIP를 실현하기 어려운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법에 있는 문구를 그대로 적어 보았다. 1) 양로시설: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 2) 노인공동생활가정 : 노인들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과 급식,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 3) 노인복지주택 :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하여 주거의 편의ㆍ생활지도ㆍ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로 하는 시설.
독자는 각 시설의 목적이 다른 시설과 다른 점을 파악해 보시기 바란다.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필자는 다른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다. “노인들에게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 이 문구는 공통적인 문구이며, 이 문구 말고는 차이가 없다.. 굳이 따진다면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은 식사를 제공하고, 노인복지주택은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를 한다는 것, 다른 시설은 임대나 분양이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시설기준을 보면 노인복지주택은 일반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완화된 수준.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은 식사 제공을 위하여 식당이 강화된 수준, 노인공동생활가정은 소규모 시설이 다를 뿐 시설내용과 운영내용에도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규정이 이렇게 애매하게 되어있고 시설기준, 운영기준이 완화 되어있기 때문에 일부 사업자는 이러한 법적 기본만 겨우 맞추어 놓고 입주자를 모집하여 이득만 챙기는 업자가 나타난 것이다.
문제가 된 실버타운은 현란하게 광고하여 모집해 놓고 정작 어르신이 입주하여 살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족하므로 퇴소하게 된다. 결국 AIP로 살기에 부족한 시설이 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실버타운 운영자는 일부 AIP 요소를 많이 추가하여 실행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노인복지주택에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나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한다. 의료시설과 간호사실을 설치하고 24시간 의료적인 서비스를 한다. 기타 많은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인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AIP 패러다임의 핵심은 '사람 중심' 또는 '수요자 중심'의 원칙에 있다. 시설내에 또는 단지내에 의료서비스, 케어서비스, 식사서비스,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밀착서비스가 일상화 되어야 한다. 수요자인 어르신 입장에서서 꼭 필요한 시설을 하고 가족 입장 즉 자녀 입장에서서 사람 중심의 서비스를 하면 AIP 즉 살던 곳에서 계속 사시려고 할 것이다.
정책방향도 이젠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2026년 1월부터 시행예정인 고령친화 도시관련 법을 제정 시행하여 건강하고 활력있는 노후생활이 구현되도록 할 예정이라 한다. 고령자를 위한 케어안심주택 제공, 서비스 지원 주택 기준마련, 주거약자법 전면 개정, 주택과 의료・보건복지 서비스의 융합적 제도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가능하게 하는 주택 제공과 서비스 지원하는 주거 모델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위의 거창한 법 제정에 앞서 그동안 시행 되고 있는 노인복지법에 노인주거관련 법을 현실에 맞게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개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인복지주택 시설기준을 강화하여야 한다. 운영기준 또한 강화해서 일부 부도덕한 사업자가 들어와 물의를 빚는 원인을 차단하여야 한다
실버타운은 돈 많은 노인내만 들어간다는 비아냥을 들어서는 않된다. 중산층, 고소득층. 저소득층 등 다양한 시니어가 살 수 있도록 가격이 다양화 되어야 한다. 사시던 환경에서 큰 변화가 없도록 도심형, 도시근교형, 전원형, 아파트형, 주택형, 단지형, 자립형, 농가주택형 등 종류도 다양화 되어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넓혀야 한다.
지방의 경우 보건소, 크리닉을 같이 유치하고, 소방서, 경찰서, 주민센타, 복지관 등을 같이 유치한 단지를 만들어 종합적인 밀착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실버타운은 복지부나 다른 한 개의 부서가 책임지는 정책이 되어서는 않된다. 그 이유는 건축에는 국토부, 운영에는 복지부, 기술개발에는 과기부, 지방관련에는 행안부 등 여러 부서가 연관 되어있기 때문이다.
행정도 한 곳으로 통합하여야 한다. 현행 고령친화 지원법처럼 국무총리실 또는 대통령 직속으로 여러 부서를 통합하여 정책을 펼쳐야 한다. 실버타운도 단독 아파트 형식에서 벗어나 단지형 실버타운으로 종합적인 에이징 인 플레이스가 가능한 규모의 실버타운이 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