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부동산자산관리신문] 김주연 기자 =대한민국의 인구 절벽이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출생률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대로 라면 몇십 년 후에는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결혼과 가족 중심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저 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 혼 출산’이라는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가족의 형태는 변화하고 있고, 출산의 의미도 재 정의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저 출생의 핵심 원인은 결혼 기피와 경제적 부담이다. 결혼이 곧 출산으로 이어진다는 등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결혼 자체가 삶의 필수가 아닌 시대에 출산을 결혼에 종속 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실제로 수많은 여성들이 경제적 안정과 독립성을 갖춘 상태에서도 결혼이 아닌 출산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출산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비 혼 출산이 더 이상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정책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비 혼 출산율이 급증하는 추세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이미 비 혼 출산율이 50%를 넘어섰다. 이들 국가는 법적, 제도적으로 비 혼 부모와 그 자녀를 차별하지 않는다.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라는 점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한 결과, 저 출생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여전히 강하다. 비 혼 출산에 대한 법적, 경제적 지원이 부족하니, 출산을 원하는 여성조차도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주저하게 된다.
결혼한 부부에게 지급하는 각종 출산 지원금과 세제 혜택은 비 혼 부모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직장 내에서도 기혼 여성과 비혼 여성의 출산에 대한 시선은 다르다. 이런 차별이 지속되는 한 저 출생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국가가 결혼을 출산의 전제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는 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은 출산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출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비 혼 출산 정책을 도입하면 저 출생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미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동거 가정과 비 혼 동반자 관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과거의 가족 모델을 강요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출산과 양육이 ‘정상 가족’의 전유물이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물론 비 혼 출산 정책에 대한 반발도 존재할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관을 중시하는 세대는 결혼 없는 출산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결혼 제도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출산을 결혼과 연계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중요한 것은 출산과 양육의 질적 수준이다. 아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지, 출산을 특정한 가족 형태로 제한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은 아니다.
비 혼 출산을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현실적인 저 출생 해결책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차별을 걷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사회가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한다.
첫번째, 비 혼 출산 가정에 대한 법적 보호와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출산을 선택한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 혼 부모도 기혼 부모와 동일한 수준의 출산·육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비 혼 부모에게도 기혼 가정과 동일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여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두번째, 비 혼 부모를 위한 육아·보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보육 정책은 대부분 부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비 혼 부모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내 보육 시설을 확대하고, 비 혼 부모에게 우선 입소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비 혼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면서도 경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육아 휴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세번째, 정서적·사회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비 혼 출산을 선택한 부모들은 사회적 편견과 가족 내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 센터를 운영하고, 정신적·정서적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비 혼 부모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지원도 필요하다.
네번째, 정자·난자 기증 및 인공 수정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기혼 여성만이 인공 수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다. 이는 불합리한 규제이며, 개정되어야 한다. 비 혼 여성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출산과 양육을 원한다면 이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하며, 정자 은행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의료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 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비 혼 부모와 그 자녀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줄여야 한다. 공익 캠페인을 통해 비 혼 출산이 개인의 선택이며, 사회가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
출산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비 혼 출산은 더 이상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가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출산 방식 중 하나이다.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출산율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결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데 있다.
[칼럼제공]
포장랜드 김주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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