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하늘(천, 天)과 땅(지, 地)과 사람(인, 人)이라는 3대 주상(主象)이 있다. 이 3대 주요 형상(形象)을 한마디로 천지인(天地人)이라 한다. 여기서 천(天)은 태양과 달과 무수한 별이 떠 있는 공간을 뜻하고, 지(地)는 생물과 무생물이 존재하는 지구 땅같은 모든 별들을 뜻하고, 인(人)은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뜻한다. 즉, 천(天)은 태양과 달과 무수한 별들을 포함하는 무한한 공간을 함축하고 있는 천(天, 하늘)이고, 지(地)는 지구처럼 단단한 형체를 가진 모든 별을 포함하는 땅을 함축하고 있는 지(地, 땅)이고, 인(人)은 수많은 별에 존재하는 무수한 삼라만상을 함축하고 있는 인(人, 만물)이다.
학문적 관점에서 볼 때 하늘이라는 허공은 아무 것도 없는 텅빈 허공이 아니라 수소, 산소, 질소 등등, 수많은 원소들로 가득한 공기가 있는 하늘이고, 땅도 단순한 흙덩어리가 아니라 잔디, 클로버, 개나리, 장미, 잡초, 등등, 수많은 식물과 소나무, 참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등, 수많은 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는 땅이고, 인(人) 역시 사람은 물론이고, 토끼, 너구리, 여우, 사슴 같은 동물, 참새, 박새, 제비, 종달새, 벌 나비 등등, 온갖 곤충과 새들을 통칭하는 인(人, 사람)이다.
이렇게 볼 때 우주는 아무리 무한하다 하더라도 결국 천(天, 하늘), 지(地, 땅), 인(人, 사람)이라는 세 주인공(삼주, 三主)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주만상을 이렇게 요약한 시각을 삼주론(三主論)이라고 한다. 이 삼주론은 우주 자체가 삼주(三主)라는 인자, 즉 공간(空間, 하늘), 토대(土臺, 땅), 만물(萬物, 사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되는 동시에 천지인 삼주(三主)가 예외 없이 유형적 육신(肉身=形材)과 무형적 정신(精神=神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육신과 정신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 않는 생명체는 하나도 없다. 하루살이 날파리도, 모기도, 애벌레도 비록 작기는 하지만 유형의 육신과 손을 가까이 갖다 대면 잡으로 온줄 알고 날아서 도망가는 인지능력(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만 보아도 어떤 미물이든, 거물이든 육신과 정신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 않은 생명체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우주 자체도 무한한 공간이라는 육신과 무수한 별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각자가 가진 인력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방어력(정신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주 자체가 이렇게 유형적 육신과 무형적 정신이라는 2요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인자를 이어받은 우주만상이 육신과 정신이라는 2요소로 구성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당장 우리 주위를 살펴보자. 강물은 액체라는 유형적 육신과 부력이라는 무형적 정신을 가지고 있다. 강물을 본 사람은 있어도 부력이라는 물의 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사실 자체가 강물은 유형적 육신에 해당하고 부력은 무형적 정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바윗돌도 덩어리라는 유형적 육신과 무게라는 무형적 정신을 가지고 있고, 항아리도 간장을 담을 수 있는 유형적 육신과 무게라는 무형적 정신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사자와 호랑이도 강건하고 재빠른 육신과 먹이를 찾아내고 공격할 시점을 판단하는 정신력(인지력)을 가지고 먹이를 사냥하고, 메뚜기도 논밭이 많은 온대지방의 메뚜기는 초록색의 육신을 가지고, 모래로 뒤덮인 사막의 메뚜기는 모래색 같은 연한 갈색의 육신을 가지는 것도 보호색으로 변신해야 쉽게 잡아먹히지 않는다는 정신력(인지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우주의 삼라만상은 단 하나도 예외없이 유형적 육신과 무형적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규정한 것도 자기 자랑하길 좋아하는 인간이 스스로 한 말이지 다른 동식물들이 동의한 말이 아니다. 자기 자랑하길 좋아하는 연놈치고 진짜 잘난 연놈 없듯이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랑하는 인간이야말로 어쩌면 세상 만물 중에 가장 못난 자인지도 모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던가? 이런 말을 하는 필자도, 이 글을 보고 듣는 독자도 지금까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철석같이 믿어 온 것은 어쩌면 똑같은 인간이라서 인간을 감싸고 싶어하는 주관적 관점에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한 가지 만은 잊지말자. 세상은 내 잘났다는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서로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객관적 평가가 통하는 곳이다. 천지인이 공존하는 세상은 정말 넓고 넓은 곳이다. 우리 모두 제발 제 잘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는 말자.
-손 영일 컬럼 일요단상(日曜斷想)』 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