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문 목사 목회칼럼(22)] 왜 그리해야 할까요?

정이 메마른 시대, 무너져 가는 부모와 자녀의 장벽을 마주하다

병상의 모녀가 보여준 사랑… 가슴 먹먹한 섬김과 눈물의 감동

조건 없는 공경과 효도, '부모'라는 이름에 드리는 자녀의 당연한 도리

최준문 목사 | 평택 함께하는교회

 

시대가 악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정이 메말라 가고 사랑과 포용의 마음도 찾아보기 어려운 세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와 자녀 사이에 금이 가고 갈등으로 무너져 가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목회하다 보면 부모에게 학대받는 자녀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반면에 자녀에게 버림받고 피눈물을 흘리는 부모들도 만나게 됩니다. 왜 이리 부모와 자녀 간에 금이 가고 고통과 아픔을 줄까? 누구의 책임이며 어디서부터 풀어 나가야 하는가? 참으로 풀어야 과제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부모와 자녀는 사랑의 끈으로 하나 되어 품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모습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모의 마음을 어루만져 드리며 섬기는 자녀들도 더 많이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말기 암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을 기도해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따님이신 원00 자매께서 병상에 계신 어머니를 돌봐드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하면서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매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였지만 더 잘 모시지 못한 죄송함과 안타까움이 마음에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어머니는 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품고 계셨습니다.

 

병실 안에는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와 보호자만 있지 않았습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과 따뜻함도 가득 차 있었습니다.

 

원00 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녀들이 저분과 같은 마음으로 부모를 섬기면 참으로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은 생각지 않고 서운한 것만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내 생각을 내려 놓고 이제라도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어떤 모습 어떤 상황에 계시든 공경하며 섬겨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더는 부모님들을 외롭게 해드려서는 안 될 것이며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도 안 될 것입니다. 살아오신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으신 부모님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높은 장벽이 쌓아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자녀들이 먼저 높은 장벽을 허물고 그런데도 부모님들의 얼굴에 미소 짓게 해드려야 합니다. 조건을 달지 않고 이유도 묻지 않고 부모님의 손을 잡아 드려야 하며 끝까지 곁을 지켜 드리는 것이 자녀의 도리입니다.

 

살아생전 잘 해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한 번이라도 좋은 음식 대접해 드리고 어떤 말씀을 하시든 귀를 열어 들어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그리해야 할까요?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말씀 없이 평생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셨던 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작성 2026.06.13 21:26 수정 2026.06.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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