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중동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금 격렬한 화염에 휩싸였다. 이란의 지속적인 상선 공격 위협에 맞서 미국이 '이란이 공격하는 상선 1척당 이란 유조선 1척을 정밀 타격한다'는 이른바 '탱커 대 탱커(Tanker for Tanker)' 원칙을 전격 가동했다. 캄캄한 페르시아만 밤바다 위에서 위태롭게 키를 쥐고 있는 무고한 선원들의 생존권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이 일촉즉발의 벼랑 끝 대치 국면으로 내몰렸다.
미국 행정부가 새롭게 확립한 '선박 대 선박' 원칙은 비대칭 위협을 정면으로 상쇄하려는 초강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식 승인한 이 지침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상선이나 유조선을 공격할 경우, 미군 역시 즉각 이란 국적 유조선을 정확히 일대일로 타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방어적 호송 작전에 치중하던 소극적 기조에서 벗어나, 이란 정권의 최대 자금줄인 원유 수출 운송망을 실질적으로 겨냥해 해상 도발 억제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실제로 미군은 이란 내륙 100여 개 군사 시설을 공습한 직후, 개전 이래 처음으로 정박 중이던 이란 유조선 2척을 직접 타격했다. 이에 격분한 테헤란 당국은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이라크 아르빌 등 역내 미군 주둔 기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미국은 군사적 응징과 동시에 해협 봉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양방향에서 40여 척에 달하는 국제 상선과 유조선을 직접 에스코트하며 통항 작전을 이어갔다.
페르시아만의 좁은 병목 구간인 호르무즈 해협 현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철갑을 두른 군함 사이로 위태롭게 항해하는 민간 상선의 선원들에게 바다는 더 이상 평온한 일터가 아닌 전쟁터다. 인근 해역을 오가는 한 상선 선장은 "경보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거대한 화물창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미 국방 당국은 이번 타격 조치로 향후 최소 한 달 동안 상업 항로를 향한 위협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현장 선원들이 느끼는 체감 위험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눈에는 눈, 배에는 배'라는 미국의 전례 없는 비례 대응은 단기적으로 이란의 해상 도발을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바닷길이 정밀 타격의 표적으로 전락하면서 국제 해운 물류비 폭등과 원유 공급망 교란이라는 부메랑은 고스란히 세계 경제와 민생에 돌아오고 있다. 힘의 균형 뒤에 가려진 뱃사람들의 안전과 평화로운 바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