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중국은 2026년 9월 한 달 동안 전국과학보급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과학기술이 생활을 바꾸고, 혁신이 미래를 연다’이다. 과학전시와 강연, 체험학습, 온라인 프로그램이 전국에서 운영된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베이징에서는 세계공중과학소양촉진대회가 열리고, 세계공중과학소양기구도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창립회원은 32개 기관이며 그중 22개가 해외 기관이다.
과학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은 오래전부터 중요했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이 일상에 들어온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학 문해력은 지식을 많이 기억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접한 정보가 믿을 만한지 판단하는 생존 능력이 됐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건강정보와 기후변화, 식품안전, 우주개발, 원자력과 감염병에 관한 주장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과학적 연구에 근거한 정보도 있지만, 일부 사례를 전체 사실처럼 포장하거나 사람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주장도 많다.
생성형 AI의 답변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AI는 틀린 내용을 문법적으로 매끄럽고 자신감 있는 문장으로 전달할 수 있다. 출처가 없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연구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문장이 자연스럽다고 해서 내용까지 정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학교육은 정답을 알려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누가 주장했는지, 어떤 자료를 사용했는지, 다른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는지, 숫자의 비교 기준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중국이 2024년 개정한 과학기술보급법을 통해 매년 9월을 전국과학보급월로 정한 것은 과학소양을 국가의 사회적 기반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과학관과 연구기관뿐 아니라 학교·지역사회·언론·온라인 플랫폼이 함께 참여하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행사의 규모가 크다고 시민의 판단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첨단로봇을 구경하고 우주개발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과학의 화려한 결과뿐 아니라 실험이 실패하는 과정과 전문가들의 논쟁, 새로운 증거에 따라 결론이 바뀌는 과정도 보여줘야 한다.
한국에도 같은 과제가 있다. 한국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높은 수준의 과학 성취도를 보이지만, 학교 밖의 복잡한 사회문제에서는 과학적 근거보다 정치적 입장이나 온라인 여론을 먼저 따르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입시 중심의 과학교육이 시민의 판단 능력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학 문해력은 전문가만 갖춰야 하는 능력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먹일 약을 고를 때, 소비자가 친환경 상품인지 판단할 때, 지역주민이 발전시설 건설 문제를 토론할 때 모두 필요하다. 잘못된 정보는 개인의 선택을 망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키울 수 있다.
한중 양국은 AI·바이오·우주·에너지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에 비해 시민의 이해와 토론 능력이 뒤처지면 새로운 기술은 기대보다 불안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기술을 개발하는 일과 시민이 기술을 이해하게 하는 일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학교도 변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AI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같은 질문을 여러 AI에 입력하고 결과를 비교하게 할 수 있다. 출처를 직접 찾아보고, 통계의 기준을 확인하며, AI가 생략한 반대 근거를 찾게 해야 한다. 이러한 훈련이야말로 AI 시대의 과학수업이다.
과학 문해력은 더 이상 시험을 위한 교양이 아니다. 거짓정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공공문제에 책임 있게 참여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다. 과학기술이 생활을 바꾸는 시대일수록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이 아니라 근거를 확인하고 질문할 수 있는 힘이다.
근거자료: 2026년 중국 전국과학보급월 및 세계공중과학소양촉진대회 발표
【社论】人工智能时代,科学素养不是常识,而是安全能力
与其教学生快速找到答案,不如培养核查事实和独立判断的能力
2026年9月,中国正在全国范围内开展科普月活动。今年的主题是“科技改变生活,创新赢得未来”。9月19日至21日,世界公众科学素质促进大会将在北京举行,并将宣布成立世界公众科学素质组织。
进入生成式人工智能时代以后,科学普及的意义已经发生变化。科学素养不只是记住科学知识,更是判断信息是否可信的基本生存能力。
手机上充斥着关于健康、食品安全、气候变化、能源和传染病的信息。有些内容具有科学依据,也有一些内容利用个别案例制造恐惧。生成式人工智能还可能用流畅而肯定的语言提供错误答案。
因此,未来的科学教育不能只告诉学生标准答案。学生需要学习确认信息来源、研究方法、样本规模和比较标准,也要了解其他研究是否得出了相同结论。
大型科学展览和先进设备能够激发公众兴趣,但真正的科学普及还应展示实验失败、专家争论以及科学结论根据新证据不断修正的过程。
韩国也面临同样的问题。韩国学生在科学考试中表现突出,但学校里的知识有时没有转化为社会生活中的判断能力。以升学考试为中心的科学教育,需要进一步走向现实问题和公共讨论。
学校不应简单禁止学生使用人工智能。教师可以让学生比较多个AI给出的答案,查找原始出处,并寻找答案中被遗漏的相反证据。这才是人工智能时代真正需要的科学学习。
科学素养已经不是少数专家的能力,而是保护个人、减少社会冲突的重要安全网。技术发展越快,社会越需要能够核查证据、提出问题并进行理性讨论的公民。











